TMI 서론_
오랜만에 글 쓴다. 졸업 학기도 끝났고 이제 잠깐 동안 하고 싶은 대로 쉬려고 마음먹었지만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최근 동생이 전역하고 컴활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던데 그동안 머리 쓸일이 없어서 공부머리가 안 돌아간단다.
그래서 더 불안한 느낌.
글쓰는걸 포함해서 그동안 해왔던 거, 뭐든 녹슬까 봐 뭐라도 하려고 한다.
스팀덱 중고거래 후기_
2021년에 밸브에서 자사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는 UMPC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내가 군복무 중일 때 이 스팀덱을 살까 말까 엄청나게 고민했다.
결국 산건 새 데스크탑, 갤탭, 아이폰 등등… 다 사고 나니 살 돈도 애매해서 다음 기회를 노리고자 조금씩 돈을 모았다.
그렇게 지금까지 미루다가 중고로 사버렸다. 아무래도 지금 새 걸 사기엔 약간 늦은 감이 있기도 하고 그렇다고 새 기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엔 적당히 돈도 모여서 더는 미루기 싫었다.
하도 주변 사람들한테 스팀덱 살거라고 지겹도록 말해왔기에 이젠 다들 그냥 사라고 그런다. 음음.
이제야 제대로 후기를 쓰네
일단 예산은 65만원. 중고나라로 발품을 팔아봤다. 그전까진 중고거래가 익숙하지 않아서 여자 친구가 도와줬지만 이번엔 거의 혼자 했다.
살 물건은 스팀덱 OLED 512GB. 예산은 65만원이었다. 시세는 60~65만 원 정도였다.
가격대가 좀 있다보니 아무래도 직거래가 마음이 편했다.
직거래 가능하신가요?

한 5~6개 글에 보냈다. 그중 온 답변은 2~3개 정도였는데 바로 쿨거래가 될 줄 알았지만
하나는 “가족이 써본다고 해서 못팔겠다”,
하나는 “하자 확인해보셨나요?” ‘영상으로 보내주실 수 있나요?’ “스프링 소리가 좀 심해요” ‘아 그렇네요… 좀 더 생각해 볼게요’
마지막 하나는 …
60만원으로 제일 저렴했다. 집 앞에서 직접 직거래 가능하다고 하니 인천으로 향했다. 인천까진 항상 1시간 30분이 걸렸다. 약속시간은 판매자 사정에 맞춰 밤 10시에 봐야 했다.
당일, 여친과 함께 일찍 도착해서 피방에서 롤 좀 하다가 가려고 했다.
그런데 약속시간이 다 되어가도록 채팅을 안 받는다. 계속 연락해 봤지만 접속했다는 상태정보도 안 뜬다. 연락을 왜 안 받지? 야근하시나? 야근이 많다고 그러셨는데 과로로 쓰러지셨나?

결국 한 한시간까지 기다리다가 막차 시간이 걱정돼서 터덜터덜 집으로 왔다. 그날따라 허리도 아프고 날도 엄청 춥더라. 괜히 여자친구한테도 미안했다.
집 오면서 그냥 OLED 말고 LCD로 살까… 곧 스위치 2 나온다는데 그거나 살까… 하다가 다시 한번 중고나라로 들어가서 매물을 살폈다.
백플레이트가 투명으로 교체된 스팀덱이었다. OLED에 512기가 + 512기가 SD카드. 64만 원. 잠수당했던 건보다 4만 원이 비쌌지만 어차피 저런 누드감성 좋아하고 SD카드까지.
같은 갬성 소유자인 게 마음에 들었고 꽤 신뢰도 갔다. 다행히 직거래가 가능했고, 혹시 몰라 연락처도 받아뒀다.
직거래 당일, 쿨거래했다. 딱히 문제되는 부분은 없었고,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무엇보다 순정도 좋지만 누드 백플레이트가 매력적이었다. 기존 백플레이트도 주셔서 나중에 갈아 끼울 수도 있었다.


소중히 품에 안고 집으로 왔다. 진짜 너무 소중한 내 스팀덱… 여친 집에서 언박싱 아닌 중고 언박싱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 이미 한번 판매자분이 스팀덱 공장초기화를 돌렸는데 다시 시작하려니 부팅이 안 됐다…

verifying installation… 에서 부팅이 안넘어간다. 알아보니 기기 자체 하자는 아니었다. 무언가 중간에 오류가 걸린 느낌이다. 그래도 찾아보니 방법도 나오고 판매자분도 끝까지 해결방법을 알려주셔서 아름다운 스팀 UI를 볼 수 있었다.
혹시나 스팀덱을 중고로 샀는데 저런게 뜬다? 그렇다면
Verifying installation... 간단 해결법~
1. USB(최소 8기가), USB C타입 허브 준비
2. 스팀 고객지원 링크 들어가서 OS에 맞는 파일 다운로드하고 ZIP로 두기
3. Rufus 사이트 들어가서 파일 다운로드
4. Rufus 실행해서 장치를 USB로 설정하고 부팅 선택을 스팀에서 다운받은 ZIP 선택
5. 나머지는 그대로 둔 상태 시작 버튼 누르면 꽤 오랜시간에 걸려서 끝남
6. 스팀덱에 꽂아서 -버튼 누른채로 전원버튼 누르면 Boot Manager 뜨는데, 목록에 어쩌구 USB 선택
7. 가끔씩 에러가 잡히지만 오랜시간에 걸려 부팅이 완료되면 스팀덱 데스크탑 모드로 들어와짐
8. 화면 우상단에 복구 옵션 4개 뜨는데 원하는 거 선택
9. 끝~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구글에 "스팀덱 이미지 재설치" 치면 제일 처음 뜨는 블로그 암거나 드가면 나보다 자세히 알려줄거임.
드디어 스팀덱 실행_

바로 <더 서바이벌리스트>부터 깔기.
요즘 재밌게 했던 샌드박스형 생존 게임이다. 귀여운 원숭이한테 일 가르쳐서 공장화 하는게 꽤 매력적이다. 나중에 후기글 올려봐야지. 지금은 인슈라오디드 하고 있다. 제발 아무나 같이 해줘,,,
아무튼 꽤 험난한 스팀덱 구매 과정이었다. 돈 많으면 이러지 않아도 됐을텐데… 그래도 지금은 만족스럽게 하는 중. 스팀덱 사용 후기는 한 달 정도 써보고 적어야겠다. 일단 설날 때 할머니 집에서 요긴하게 썼다.

빠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