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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스팀덱 사용기

oripyeong 2025. 3. 1. 16:04

스팀덱을 산 지 한 달 좀 넘은 것 같다. 졸업하고 놀고 있는 한량 백수라 거의 매일 스팀덱과 침대가 내 곁을 지켜줬다. 평균 4~5시간은 매일 잡고 있었다. 주말엔 안 했던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대략 150시간 정도 했으니 이제 사용 후기 좀 써보겠다.



일단 번호순으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나눠봤다.

1. 침대를 좋아하는 당신, 스팀덱 사라.


현재 내 데탑 스펙은 그래픽카드 3080에 32GB 램. 꽤나 좋은 스펙이라고 생각하고 AAA게임을 돌릴 때도 눈이 행복해진다. 그럼에도 지난 한 달 동안 데스크톱을 쓴 적이 별로 없다.
개인 작업 같은 걸 빼고 친구들이랑 디코 해야 할 때?
그때뿐.

침대에서 스팀덱으로 게임한다는 건 정말 편안함과 행복함, 따듯함, 안정감이 공존하는 천국과 마찬가지여서 매우매우 좋았던 점이었다.

당신은 수족냉증은 아닌데 은근 데탑으로 게임하면서 손발이 차가워지고 그랬던 불편함에서 해방되어 봤나? 포근한 이불속에서 디지털세계를 탐험하는 개꿀모험은 황홀한 그래픽을 약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좋은 경험이다.


2. 가족 모임이 많지만 생각보다 가서 정말 할 게 없어 심심한 당신, 스팀덱 사라.


설날이나 추석을 포함해서 많은 가족 모임 스케줄을 가지고 있지만 친구 약속도 많지 않아 빠질 명분이 부족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한 가족 모임에 가도 재미도 없고 생각해 주는 마음은 알겠지만 듣기 귀찮은 어른말씀을 들어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그런 느낌인데 그럴 때 스팀덱이 있다면 모든 게 해결된다.

스팀덱 포장 상자에도 적힌 오피셜 할머니집에서 사용하라는 문구. 할머니 집에서 스팀덱을 사용하고 있노라면 어른들이 슬쩍 보다가 그거 뭐니? 물어보면 게임기요! 라고 단답하고 게임에 열중하다 보면 하루가 빠르다. 불속성 S랭크 아들딸내미가 되고 싶다면 추천! 어린 동생들이 관심을 보인다면 포기해라.
엘든링 시켜주면 생각보다 쉽게 포기할 수도 있을듯?


3. 매우 편한 백그립 설정

공식 레이아웃 외에도 커스텀이 많다. 매크로 넘 편해.

이런 패드식 조작은 익숙해지면 괜찮긴 하지만 그럼에도 키보드처럼 많은 버튼이 있는 건 아니라서 조작에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다. 써야 할 스킬이 많거나 소비아이템을 써야 할 때 그런 느낌이 드는데 패드 뒤에 두 개의 버튼을 입맛에 맞게 조정하거나 다른 버튼도 매크로를 해줄 수 있어서 그런 기능 덕분에 조작을 좀 더 쉽게 해 줄 수 있었다. 이건 소소하게 좋았던 부분.


4. 꽤나 쾌적하게 AAA급 게임이 돌아간다.


지금까지 해본 AAA급 게임은 총 4개였다.
<사이버펑크 2077>, <엘든링>, <몬스터헌터 월드, 와일즈> 이 정도.
결론은 꽤 잘 된다. 엘든링이나 사이버펑크, 몬헌월드는 50까지 올라가거나 전투 중엔 35까지 떨어지지만 크게 지장이 가는 느낌은 아니었다. 스타일리시한 액션은 패드라서 약간 무리가 있긴 해도 프레임이 떨어져서 힘들기보다 내 손이 못 따라주는 느낌. 하하.

난이도 조정해서 애들 죄다 불러와봤다. 이정도면 쾌적하지~

사이버펑크로 예를 들면 산데비스탄 키고 샷건이랑 빠따로 뚝배기 깨기엔 문제없었다.

진짜 문제는 어제 출시하자마자 많은 기대를 품고 시작한 몬스터헌터 와일즈. 이건 좀 문제가 컸다. 사이버펑크랑 비교를 해보자. 사펑의 경우 중옵~상옵으로 평균 40 프레임은 뽑을 수 있다. 전투에선 35 프레임정도. 몬헌 와일즈는 업스케일링과 프레임 관리하고 하옵으로 돌리면 평균 30 프레임에 10분마다 튕기기까지 한다.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스팀덱에 최적화가 안되어있어서 그런가?

와일즈 프레임은 30이라고 봐야할듯. 무슨 3D도트겜인줄.


그래도 대부분의 AAA게임이 돌아간다는 건 좋아 보인다. 문제는 앞으로 AAA게임이 와일즈처럼 나오면 좀 문제가 될 것 같긴 하다.
일해라 스팀덱.


5.  역시 약간 무겁긴 한가보다.


침대에서 편하게 게임하는 것까진 매우 좋지만 4~5시간 정도 하면 손이 저릿해진다. 새끼손가락 쪽에 손바닥에 받쳐서 사용하는데 그쪽부터 팔꿈치까지 저린 느낌이 온다. 피가 원활하게 통하진 않나 보다. 데탑 할 때도 4시간 넘게 하면 어딘가 저렸던가? 하하.




이 정도인 거 같다.
짧게 스팀덱으로 해본 게임과 소감을 적어놓을 텐데 도움이 되려나?

- 사이버펑크 2077: 40 프레임 정도. 스팀덱 전용 설정이 있어서 꽤 쾌적하게 돌아간다. 그래도 패드로 총 쏘는 건 힘들다ㅠ

- 코어키퍼: 55 프레임 정도. 다 너무너무 좋은데 모드 까는게 너무 어렵다ㅠ

- 인슈라오디드: 40 프레임 정도. 이건 그냥 제일 많이 했던 게임이고 문제 될게 아무것도 없다. 원딜은 좀 힘들지도? 패드라...

- 엘든링: 40프레임? 50까지도 나올때 있음. 재밌는데 아 너무 어려워…

- 더 서바이벌리스트: 80 프레임 정도. 원숭이 기여웟

- 브이라이징: 40 프레임 정도. 글씨가 좀 작아 보이긴 했다. 그것 빼곤 쾌적함.

- 할로우나이트: 90 프레임 정도. 실크송 기대 중인데 언제 나와아아ㅏ

- 몬스터헌터 월드: 45 프레임 정도. 존잼

- 몬스터헌터 와일즈: 30 프레임 정도. 게임 불가능ㅠ

- 씨 오브 시브즈: 바다에선 70 프레임, 섬에선 60 프레임 정도. 낭만해적, 원피스를 찾아서~. 매우 쾌적함



AAA게임은 잘 나오면 40 프레임에서 50 프레임, 그 외엔 60부터 90까지 가는 걸로 봐선 나처럼 인디게임 많이 하는 분들은 사서 후회하진 않을 것 같다.
다음엔 스팀덱으로 했던 게임 리뷰를 좀 써봐야지

끝.

(스팀덱으로 디코 어케해유ㅠㅠ 데탑모드로만 되나…?)